정당의 지방선거 후보공천, 농부가 종자를 고르 듯 신중해야

 <칼럼>정당의 지방 선거 후보 공천, 농부가 종자를 고르 듯 신중해야
 ‘농부아사 침궐종자’(농부는 굶어 죽어도 그 씨앗을 먹지 않고 베고 죽는다)
 
                    
선거철이 돌아 왔다. 여기, 저기서 선거 관련 얘기가 봇물을 이룬다. 본격 선거전에 앞서 벌어지는 공천 전쟁은 이미 중반전에 돌입한 느낌이다. 정당 측에서 보면 선거에 나설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고르는 일은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가 씨앗을 고르는 것과 같다.

남동구를 비롯 지역 구,군에선 ‘자천타천’으로 지방선거 후보에 거론되는 인물이 부지기수다. 지역수장인 남동 구청장 선거에는 벌써 10여명 이상이 출마 채비를 끝내고, 물밑 공천 전쟁에 뛰어 들었다. 벌써 일부 인사를 겨냥한 괴소문도 들린다. 공천전 과열에 따른 결과다.

현직 지역출신 시의원 전원은 구청장 선거 출사표를 던졌고, 선거 때 단골로 거론되는 후보들도 역시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다. 2명 증원을 기대했다가 사실상 무산된 구의원 선거는 예비후보를 꼽기가 어려울 정도로 ‘인물 풍년’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윤태진 구청장도 '인천 토박이','도심균형발전'론을 들고 인천시장 출마 채비를 끝냈다는 소식이다. 4선 연임 제한으로 구청장 출마가 불가능한 그는 간혹 국회의원,시장 출마 가능성이 회자됐지만, 이렇게 전격적으로 시장 출마를 선언한 것은 의외다.

한나라당내 친박근혜 전 대표 인사로 분류된 윤 구청장의 출마는 본인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논란을 빚는 한나라당 내 '친이', '친박'의 갈등, 지분 싸움과 무관치 않다. 중앙정치가 지방자치에 직, 간접적으로 관여된 것이다.

또 다른 한 쪽에선 야권 연대와 신당 창당의 거점으로 남동구를 거론하는 것을 보면, 10개 구 군 중 가장 치열하고, 재미난 선거를 우리 지역에서 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시민들에겐 역설적으로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관위도 이번 주 예비후보자들을 초청해 선거운동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머지 않아 후보 또는 선거 운동원의 명함 살포나 문자 메시지 발송 등 선거 열기가 달아 오를 전망이다. 대의 정치’를 표방하는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생활의 일부다.

우리도 4차례의 지방 선거를 잘 치렀고, 6.2지방선거에선 교육수장인 시교육감과 교육위원을 포함 8개 선거를 치루는 과정이 남아 있다. 일부에선 투표가 복잡해 사표가 많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 섞인 말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선거(투표)는 물건 구입을 위해 들리는 슈퍼나 주민등록 등본을 떼러 동사무소에 찾는 것과 같은 일상이 돼야 한다. 과열을 부추기거나 '요란'을 떨기 보다는 차분한 가운데 공정한 선거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는 것이다. 

시민, 유권자들도 각 정당의 공천 과정을 주의깊게 살펴본 뒤 어떤 정당이나 후보가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시민들의 마음에 다가서는 후보를 내세웠거나 후보 됨됨이 괜찮은지  살펴보는 일만  남은 것 같다. 

 같은 당의 현직 구청장이 종전과 달리 현직 시장의 시정 업무를 비판하면서 출마 채비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후끈 달아 오른 후보 공천전과 구청장의 시장 출마가 구정이나 시정 수행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농부아사침궐종자’(農夫餓死枕厥種子.농부는 굶어 죽어도 그 씨앗을 먹지 않고 베고 죽는다)라고 했지 않는가? 농부가 잘 살려면 좋은 종자를 선택해 파종하는 것과 함께 논,밭을 자주 가 보는 등 농사에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이다.

  농부가 종자를 다루 듯 정당도 후보를 잘 공천해야 하고, 시민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종자가 상했거나 불량하면 바꿔주 듯 공천 후보를 이모저모 따져 봐야한다. 문제가 있다면 일찌감치 배제시키는 것은 당연하다. 정당이 못하면 시민이 나설때다.

공천의 기준도 자질과 경력에 앞서 도덕성이 우선돼야 한다. 일련의 공천 과열이 좋은 종자를 선별하는 한 과정으로 위로하고 싶다. 농부가 제대로 된 종자를 선택해야 풍요로운 가을을 만날 수 있고, 시민들은 알찬 지방 선거 후보를 만나야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각 정당들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좋은 후보, 좋은 종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
<안영환 대표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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