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교육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유독 눈에 띄는 글 하나가 있다. ‘우리 아들이 하늘나라에선 아프지 않겠죠?’ 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은 도림초등학교의 조은주 교사를 칭찬하고 있었다.

도림초에서 학년 부장을 맡고 있는 조은주(여·47)교사에게 그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묻자 조심스럽게 “우리 장운이...”하면서 말을 꺼냈다. 아직도 장운이를 잊지 못한다는 조씨는 장운이의 2학년때 학습 자료를 보관한 파일을 간직하고 있었다.

“장운이가 초등학교 2학년때 담임을 맡았어요. 키도 크고 아이가 참 밝고 명랑해 친구들도 많은데다가 공부도 잘했죠. 제가 너무 아끼던 아이였어요. 백혈병이라는 큰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죠.”

제자를 생각하며 밝게 웃던 조 교사의 얼굴이 금방 어두워졌다. 그가 아끼던 제자는 이미 이 세상에 없었다. 조곤조곤 제자에 대한 애정 섞인 얘기들을 꺼내던 그가 이내 눈물을 떨궜다.

“학년말 완치됐다던 백혈병이 재발해 2년간 고생했었어요. 그 착한 아이가 혼수상태였다가도 다른 선생님들이랑 친구들이랑 병문안을 갈 땐 상태가 좋아지곤 했는데...”

  ▲제자에 대한 잔잔한 사랑으로 칭찬을 받고 있는 도림초 조은주 교사 
장운이가 2년간 병원에 있는 동안 부모님과 연락의 끈을 계속 놓지 않던 그는 같은 학교를 다니던 누나를 통해 선물과 편지들을 전해주곤 했었다.

학교에서도 안타까운 장운이의 사연을 듣고 2년여간 2차례에 걸쳐 기부금을 모았다. 또한 도림초의 교장(안미영)선생님이 활동하는 'oh love'단체에서도 후원금을 도왔다. 

그런 마음들을 알았던것인지 친구들과 교장, 교감선생님 2학년 담임이였던 조은주교사와 다른학교로 전근가있는 3학년 담임 신경환교사까지 문병을 찾아가는 날이면 전날 혼수상태였던 장운이는 호전된 모습으로 맞이하곤 했다. 무엇보다 친구가 많았던 장운이였기에 많은 친구들이 장운이의 완쾌를 빌고 있었다. 하지만 2년여간의 투병생활 끝에 장운이는 지난 4월 이들의 곁을 떠나야만 했다.

장운이의 어머니는 칭찬합시다에 ‘학교도 2년 가까이 못 가게 되어 우리 아이를 모두가 잊어가는 것 같아 너무 슬플때도 선생님의 꾸준한 연락은 저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중략) 도림초등학교는 영원히 우리 아들에게 사랑을 주셨습니다. 가슴 깊이 새길 거예요’라고  썼다.   

 25년동안 교직에 있는 조교사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유별난 사람이었다. 그에게 교직에 있으면서 어려운 점은 없는지 하고 묻자 “도림초등학교 주변에는 교통편이 너무 안 좋고 아이들이 문화적 혜택을 받기 어려운상황이예요.”하며 아이들 걱정을 먼저 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맞벌이 하시는 분들이 많아 하나라도 더 아이들을 챙겨야 하는데 다른 큰학교와 같은 업무를 적은인원이 다 해결해야 하니 교사의 업무가 너무 과중해요. 다들 학력향상에만 중점을 두고 정작 아이들을 똑바로 보려 하질 않네요” 하며 아쉬움을 말하는 조 교사에게서 제자에 대해 가득찬 사랑을 느낄 수가 있었다. / 김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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