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 준비해야지요"
17일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태극전사들이 강호 아르헨티나에 4대1로 지자 경기를 지켜본 수비수 조용형 선수의 부모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들의 모교인 인천 부평동중 강당에서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아르헨티나전을 보고 있는 수비수 조용형 선수 부모. 조 선수 부모는 경기 내내 긴장된 표정으로 스크린을 응시했다
집은 남동구 만수3동  D 아파트 이지만 이날 오후 아들의 모교인 인부평동중학교 강당에서 조 선수의 학교 후배, 주민 등 200여명과 함께 응원을 펼친 조 선수 부모는 경기 내내 긴장된 표정으로 대형 스크린을 쳐다봤다.

아르헨티나에 2대1로 지며 전반전을 마쳤을 때 조 선수 어머니 곽미경(55)씨는 "용형이가 수비수다 보니까 상대편 선수들이 공을 몰고 올 때마다 긴장이 된다"며 "첫 골을 먹고 나서부터 (용형이가)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걱정했다.

"그나마 전반전에 한 골을 만회해서 다행"이라고 했던 곽씨는 그러나 후반전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아르헨티나에 큰 점수 차로 지자 말을 잇지 못하고 자리를 떴다.

곽씨는 "할 말이 없다"며 "선수들이 빨리 오늘 경기를 잊고 나이지리아전을 준비했으면 좋겠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 17일 열린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 경기를 응원하고 있는 인천 부평동중학교 축구부원들. 전반전 끝나기 전 이청용 선수가 만회골을 터뜨리자 학생들이 기뻐하고 있다. 부평동중은 김남일, 조용형, 김정우, 김형일 선수 등 다수의 국가대표 축구선수를 배출해낸 축구 명문이다

조 선수의 형 은석(30)씨도 "다음 경기가 남았으니까 잘 준비해서 꼭 16강에 올라가길 바란다"며 동생과 다른 선수들에게 힘을 보냈다.

이날 선배들의 경기를 두 손 쥐고 지켜본 후배들은 "그래도 잘 싸웠다"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부평동중 축구부 미드필더인 성치호(14) 군은 "비록 경기는 졌지만 선배들이 열심히 뛰어줘서 너무 고맙다"며 "나이지리아에서는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골키퍼인 조준형(15) 군도 "상대편 선수를 끝까지 따라가서 공을 빼앗고 지고 있어도 투지를 갖고 뛰는 모습이 인상깊었다"며 태극전사들을 자랑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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