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원한 지방의회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의장단 선출 등 원 구성을 둘러싸고 소속 정당간 힘겨루기와 감투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광역은 물론 기초의회가 개원 벽두부터 심한 진통을 겪고 있고 일부는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일부 의회에서는 특정 정당측의 의장단 독식에 항의하는 농성, 의사진행 보이콧, 회의 불참 등 실력행사에 나서 심각한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다 의회 파행은 집행부측과의 갈등으로 확대돼 민생행정 차질과 비효율적인 중앙정치 재판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광역의회 파행..불참..기싸움
5일 오후 열린 경남도의회 의장단 선거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무소속 등 21명의 비한나라당 의원 전원이 퇴장한 가운데 38명의 한나라당 소속 의원만 참석해 진행됐다.

비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가슴에 '근조'라고 쓴 검은 리본을 단 채 기자회견을 하고 "일방통행식 의회 운영은 도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이며,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 어떠한 의회 일정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그동안 의석 비율에 따라 부의장 1석, 상임위원장 2석을 요구해 왔다.

이들의 불참 속에 강행된 선거 결과 의장과 부의장 2명은 모두 한나라당 의원이 차지했다.

양측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경남도의회 파행운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의회도 이날 개원 즉시 파행으로 치달았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의장과 부의장(2명), 상임위원장(6명) 자리 모두를 차지하자 교육위원장 자리를 요구해온 교육의원 5명과 한나라당 소속 의원 1명 등 6명 모두 임시회에 불참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상임위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교육위원회 진행과 전북교육 행정에 파행이 우려된다.

경기도의회는 6일 임시회를 열어 의장단을 뽑는 등 원구성을 마칠 예정이나 민주당과 한나라당 소속 의원 간에 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배분을 두고 기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다수당(76명)이 된 민주당에서 한나라당(42명)에 대해 지난번 7대 도의회에서 한나라당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을 독식한 것을 사과하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측에서 사과하지 않으면 의장단을 모두 차지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한나라당은 '전원 사과'는 있을 수 없다며 의석 비율에 따른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요구하고 있어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들은 2008년 후반기 원구성 당시 한나라당 측에 의석비율에 따른 배분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삭발을 하고 장기 농성을 벌인 바 있다.

6일 개원을 앞둔 인천시의회는 다수당(38석 중 23석 차지)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지난 2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장과 부의장 등을 내정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무소속 의원들은 민주당에서 소수당이라는 이유로 다른 당과 사전협의조차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기초의회도 '이합집산'..'이전투구'
의장단 선거를 앞둔 충남 아산시의회는 전체 14석 가운데 4석씩 모두 8석을 차지한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이 보수연합을 내세워 전반기와 후반기 의장을 각각 나눠 맡기로 하고 부의장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에 원내 최다인 6석을 확보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강원 춘천시의회는 다수당(11명)인 한나라당에서 내부 경선에 불만을 느낀 의원 1명이 탈당하면서 민주당(9명)과 무소속(2명) 의원 수가 많아져 7일로 예정된 의장단 선거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강원 태백시의회는 한나라당 3, 민주당 2, 무소속 2명으로 구성되면서 지난 1일 무소속 의원들이 민주당 의원과 연대해 한나라당 의장을 저지하고 민주당 의장을 낸 데 이어 부의장까지 차지했다.

광주 남구의회에서는 의장에 욕심이 있는 한 민주당 소속 의원이 자신이 내정한 부의장, 상임위원장 명단을 들고 다니며 동료를 협박했다는 폭로가 나왔고, 광산구 의회에서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끼리 의장선출을 두고 식당에서 대화를 하다 감정이 격해져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기도 안양시의회는 지난 2일 임시회를 열어 민주당과 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의장을 선출했다.

전체 22석 가운데 9석을 차지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자리배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참했다.

부천시의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지난 1일 한나라당 소속 12명의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 등 17명의 야당의원이 참석해 민주당 소속 의장을 선출했다.

반대로 한나라당이 다수당인 동두천시의회는 민주당과 무소속 의원이 퇴장한 가운데 의장단 선출을 완료했다.

울산 남구의회에서는 6명의 민노당 소속 의원들이 한나라당에서 상임위 배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의회 개원과 함께 지난 1~2일 의회에서 농성을 벌였다.

한나라당 측은 약속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으나 민노당 의원들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의장단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저작권자 © 남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