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 발간…경성·도쿄 제외한 지방 최초 잡지

한국 최초의 지역 문예지 '개척'이 인천에서 발굴·공개됐다.

인천문화재단은 1920년 2월 15일 인천에서 창간된 '개척'을 발굴,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원본을 공개 전시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개척은 당시 문화 중심지던 경성이나 도쿄가 아닌 지방에서 발행된 최초의 문예잡지다.

앞서 국내 최초 문예동인지 '창조'가 1919년 도쿄에서 창간하고 경성에서는 '신청년(1919년)', '서광(1919)'이 창간했지만 지역에서는 최초 잡지로 평가받는다.

한국근대문학관 함태영 학예연구사는 2013년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고서적 경매에 참여했다가 이 잡지를 발견했다. 그는 3년간 검증 과정을 거쳐 국문학계 대표 학술지 '상허학보'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개척은 인천 내리교회 기관지로 발행된 잡지로, 훗날 문교부장관을 지낸 천원(天圓) 오천석(1901∼1987) 선생이 주간을 맡았다.

개척은 한국 근대문학의 흐름이 중앙이 아닌 지역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됐다는 점을 증명한다.

또 일제의 가혹한 검열 아래 한국 근대문학이 처한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개척은 창조 3호(1919년 12월 10일 발행)에 발행 예고와 목차를 실었는데 검열 때문에 실제로는 예정보다 한 달 반 늦게, 그것도 예고와는 많이 달라진 상태로 발간됐다.

근대문학관 함태영 박사는 "개척은 근대기 인천의 문화적·문학적 역량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했음을 입증하는 소중한 자료"라며 "1910년대 몇몇 동인지 중심으로 서술돼 온 근대문학사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료 인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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