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소래포구 화재와 관련, 내놓은 지원대책이 어시장 양성화와 화재예방시설 확충 등 근본대책 수립보다는 어시장 복구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 재난안전본부는 20일 브리핑을 열고 소래포구 어시장 지원방안을 밝혔다. 시는 우선 국민안전처가 긴급 지원한 10억원을 잔해물 철거, 폐기물 처리, 긴급복구에 사용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1개월 안에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신속한 복구작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피해 상인에게는 지방세 신고·납부 기한을 최대 1년까지 연장해 주고, 화재로 건축물·자동차·기계장비가 멸실·파손돼 대체취득할 땐 취득세·등록면허세·자동차세를 면제해 준다.

기준중위소득 75% 이하, 일반재산 1억3천500만원 이하, 금융재산 500만원 이하인 점포 운영자에게는 긴급복지지원금으로 1인당 42만8천원을 지급한다.

또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활용해 등록 사업자에게는 점포당 연 2.0% 금리로 최대 7천만원을 융자한다.

그러나 시는 이날 40년 넘게 무허가 시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시장을 합법적 테두리 안으로 편입시킬 양성화 대책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소래포구에서 종합어시장, 일반 횟집 등 504개 점포는 소방법·건축법 적용을 받는 건물에서 합법적으로 영업하고 있지만, 이번 화재가 발생한 재래어시장은 무허가 시장이다.

재래어시장은 국유지 개발제한구역에 있어 시장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이지만 1970년대 상인들이 하나둘 장사를 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의 시장 형태를 갖추게 됐다.

비닐 천막 형태의 가건물이다 보니 화재보험 가입은 물론, 스프링클러 설치도 안 된다.

인천시와 남동구 모두 소래포구가 화재에 매우 취약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국유지라는 이유로 근본적인 대책이 소홀한 실정이다.

시와 구는 2014년부터 소래포구를 국가 어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가 어항 지정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구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안에 소래포구의 국가 어항 지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면 무등록 좌판상점 운영체제를 개선하고 어시장 현대화사업으로 소방안전 대책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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