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한국을 대표하는 ‘100대 민족문화상징’의 하나로 짜장면이 선정되었다. 김치, 떡, 삼계탕, 불고기, 냉면 등과 함께 음식류 10개 항목에 포함되어,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여전히 짜장면을 온전한 ‘한국음식’으로 부르기를 거부하는 목소리도 있다. 짜장면의 원류가 중국의 ‘자지앙미옌(炸醬麵)’에 있으며, 한국식 짜장면 또한 화교(華僑)들에 의해 개발된 음식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튀김장(炸醬)을 얹은 국수’라는 뜻의 ‘자지앙미옌’이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는지는 정확히 고증할 수 없으나, 그것을 처음 먹기 시작한 장소가 인천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1882년 임오군란을 계기로 화교들이 우리나라에 첫발을 디딘 곳이 인천이고, 1884년 ‘청국조계지’가 설정됨으로써 그들이 본격적으로 정착한 곳도 인천이기 때문이다.

▲짜장면박물관으로 재탄생한 공화춘 건물
당시 화교의 대다수는 남성들이었는데, 이들은 주로 집단생활을 하며 그들 중 몇 사람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식생활 문제를 해결하였다. 공화춘(共和春), 중화루(中華樓), 동흥루(東興樓)와 같은 대형 음식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가정집 한 모퉁이나 상점 한쪽을 빌려 겨우 식탁 서너 개만을 갖춘 소규모 음식점이었다. 이곳에서 파는 음식 역시 빨리 먹을 수 있는 간편식에 불과하였다.

현재 우리가 먹는 한국식 짜장면은 화교들이 대규모로 음식업에 뛰어들고, 한국인을 상대로 영업을 시작한 시기인 1950년대 이후에나 탄생되었을 것으로 본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외국인에 대한 무역규제가 엄격해지자 화교들은 대거 음식업으로 업종을 전환하였는데 전체 화교사회의 77%에 해당할 정도였다.

중국 음식점이 늘어나자 화교들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중국요리를 변형시켰다.

‘자지앙미옌’은 춘장(春醬)을 기름에 튀겨서 기름과 함께 면을 얹기 때문에 느끼한 맛이 있어서 한국인의 입맛에는 좀처럼 맞지 않았다. 따라서 볶고 난 기름을 따라 버리고 볶아진 춘장만 사용해서 느끼한 맛을 줄이고, 볶아진 춘장에 갖은 야채와 물 녹말을 넣어서 짜장 소스가 짜지 않으며 구수하고 달짝지근하고 걸쭉하도록 바꾸었다.

이후 식용첨가물인 캬라멜을 넣어 단맛을 극대화시킨 춘장을 대량 생산하면서 본격적인 한국식 짜장면이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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