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송이 꽃
도종환

이른 봄에 핀
한 송이 꽃은
하나의 물음표다

당신도이렇게
피어 있느냐고
묻는

추억은 묻는다 아직도 활짝 피우고 있느냐고. 어느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꽃은 그만두고 이파리도 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도 궁금할 때가 있다.

봄이오면 나무들은 예쁘다. 아니 부지런한 나무는 겨울부터 바빴을 것이다, 긴긴 눈보라를 털고 나뭇가지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색으로 환하게 만발한다.

요즘 현대인들은 말한다, 진짜 매력은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개성이라고 강조 한다, 꽃으로 말하면 꽃의 여왕이라고 불리던 장미도 한물간 것이다.

사실상 어려서는 장미가 제일 예쁜 줄알았지만 자라고보니 더 예쁜 꽃들이 많았으니 같은 내용일 것이다. 이제는 가장 예쁜 꼿은 자신이 있는 꽃 같다.

도심의 한복판에서도 시멘트를 이기고 핀 꽃들이 대견하고 예쁘다. 나는 어떤 색을 띄우며 늙고 향을 낼 것인지 숙제를 안고 길을 걷는다. 화려하지 않고 싱그러운 한아름 향을 피우는 꽃으로 세상 한쪽에 서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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