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유하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비 오듯 그립습니다. 
 한 방울의 비가 아프게 그대 얼굴입니다. 
한 방울의 비가 황홀하게 그대 노래입니다.

유리창에 방울 방울 비가 흩어집니다. 
그대 유리창에 천갈래 만갈래로 흩어집니다.
흩어진 그대 번개속으로 숨어버립니다. 
흩어진 그대 천둥 속으로 숨어 버립니다.

내 눈과 귀,작달비가 등 떠밀고 간 저 먼 산처럼 
멀고 또 멉니다. 
그리하여 빗속을 젖은 바람으로 휘몰아쳐가도 그대 너무 멀게 있습니다.

그대 너무 멀어서 이 세상 물밀듯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빗발치게 그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비를 보면서 그대를 생각한 흔한 소재에 흔한 내용이지만 마지막연이 맘에 들었다.어려서부터 비를 무척 좋아했었는데 그래서 차속에서 비오는날 듣는 음악은 더욱 매력적이었는데 올해는 지겹도록 비를 봐야 했고 원망해야 했던 것 같다.
그 무엇보다 삶이 먼저란 어쩔수 없는 인간의 작음도 몸소 느꼈었다. 비가 우리 지하실에 온통 들어 왓을 때 물론 정수장을 안열어서 하수구에서 역류하여 생긴 인재이지만 물이 무섭단 생각도 들었다.
처음엔 황당했고 나중엔 막막했고 시간이 지나니 무기력해졌고 인간의 한계와 절대자에 대한 생각도 들었다.
기한 방학에 들어갔던 교회에 대하여 재고도 하게 되었다. 방학의 이유는 예수나 석가나 실존여부도 증명되지 않았는데 또한 남의 나라 인물에 대하여 맹목적인 숭배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선교라는 이름으로 종교가 사업의 수단이 된 것도 싫었다. 이 또한 나의 얄팍한 판단과 사고는 아니었는지도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낮으면 낮을수록 거부하지 않는 물처럼, 감추는 것조차 거부하여 투명한 물처럼, 그대가 빗발치게 그리운 젖고 싶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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