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울도 서쪽 57.4km 해상에서 인천선적 93t급 저인망어선 17동양호가 침몰해 선원 2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다. 8일 오후 사고해역에서 해경대원들이 고속단정을 타고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8일 오전 인천 앞바다에서 저인망어선 17동양호가 침몰, 선원 전원이 사망.실종되면서 구조활동에 나서야 할 경비함정 상당수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해상경계 활동에 투입돼 피해를 키우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고 당시 인천 앞바다에서 인명구조가 가능한 경비함정은 4척에 불과했고 사고 발생 1시간40분 만에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함정은 태안해양경찰서 소속 선박이었다.

인천해양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28분께 어업정보통신국으로부터 17동양호가 침몰했다는 신고를 받고 3천t급 3008함을 비롯한 인천해경 소속 경비함정 3척에 출동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출동한 함정 3척 중 2척은 사고해역 근처까지 갔다가 악천후로 회항했고 규모가 커 기상악화에도 운항이 가능한 나머지 1척은 오후 3시께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함정 동원이 여의치 않자 해경청은 사고 해역에서 약 37km 떨어진 태안 앞바다에 있던 태안해경 소속 1507함에 이동 지시를 내렸고 이 선박은 오전 11시10분께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사고 발생 27분 만인 9시55분께 영종도 기지를 떠난 해경 헬기는 10시25분 사고 해역에 도착해 17동양호 실종선원 시신 2구를 발견했다.

해경은 이후 경비함정 2척, 항공기 2대, 해군 함정 2척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펴고 있으나 현재까지 나머지 실종자 7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고 당시 인천해경 소속 경비함정 31척 가운데 21척은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근해에서 오는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대비 경계활동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중인 함정 이외에 나머지 인천 앞바다에서 경비활동을 수행 중이던 함정 4척 가운데 1천t급 이상 2척은 서해 최북단 대청도 근해에서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감시 중이었고 나머지 500t급 미만 2척은 규모가 작아 악천후 운항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때문에 악천후 속에서 17동양호 인명구조에 나설 수 있는 인천해경 소속 1천t급 이상 경비함정은 사실상 1척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평소처럼 1천t급 이상의 경비함정이 사고 해역 인근에 있었다면 실종 선원에 대한 수색 및 구조작업이 더욱 빨리 이루어져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해경 내부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인천 앞바다에 있던 경비함정 외에 G20 정상회의 대비 경계활동 중이던 1척도 사고 현장에 보냈으나 기상이 나빠 회항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경비함정의 경우 기상이 좋았으면 더 빨리 갔겠지만 사고 당시 3m 높이의 파도가 일고 있어 시속 20마일의 전속력으로 달려도 1시간 이내 도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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