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사간 갈등으로 2년 넘게 차질을 빚어온 인천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시행사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송도국제도시 사업에서 포스코건설을 교체할 신규 파트너사를 모색하겠다"고 발표했다.

NSIC는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의 합작회사로, 571만㎡ 규모의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을 맡고 있다.

국제업무지구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며 68층 동북아트레이드타워를 비롯해 송도컨벤시아, 중앙공원, 국제학교 등이 이미 완공돼 송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NSIC가 금융기관의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주주사인 포스코건설이 3천500여억원을 대위변제했고, 이를 회수하기 위해 국제업무지구 내 토지 매각을 추진하면서 갈등이 표면화했다.

포스코건설은 법률 검토를 거쳐 지난달 신탁부동산 공매 공고를 냈지만, 게일인터내셔널은 사업 정상화 후에 채권을 확보하는 게 타당하다며 맞섰다.

두 회사는 인천경제청의 중재로 이달 수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이날 게일이 주도하는 NSIC가 '파트너사 교체'를 전격 발표함으로써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NSIC는 보도자료에서 "NSIC 지분의 29.9%를 가진 2대 주주인 포스코건설이 경제청 중재 협상에서 공사비 잔금과 지급보증분에 대한 해소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사업 철수 조건을 내걸었다"며 "일부 사업부지를 매각하고 전체 리파이낸싱을 통해 사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이에 대해 "일방적인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포스코건설은 언론에 배포한 공식입장을 통해 "포스코건설은 게일 측이 미국내 세금 문제로 2년 넘게 중단한 송도 개발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NSIC 이사회에서 승인한 사업계획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도 개발사업은 게일이 독단적으로 부지 매각을 결정할 수 없으며, 주주사간 합의를 통해 진행해야 하는 합작사업"이라고 했다.

게일과 포스코건설의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면서 콘서트홀을 완공했지만, 개관 일정을 잡지 못하는 '아트센터 인천'과 국제업무지구 내 업무·상업시설 개발 등도 계속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저작권자 © 남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