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장혜령

빛은 잘 들어옵니까

이상하지 .
세입자가 관리인에게 , 그리고
우리가 죄수에게 묻는 질문이 동일하다는 것은

불 꺼진 독방의 내부는
누군가 두고 간
불펜 잉크처럼 캄캄하다는 거 ,
의도 없이도 흐른다는 거

처음 타본 비행기와
어깨가 기울어진 한 남자의 뒷모습

그의 휘파람을
존경한다고 교도소장은 말했다
크고 두터운 손으로 , 아버지처럼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래 , 바람은 불어옵니까

진주식당의 여자는 국수 대신
빨래를 솥에 넣었고

예수기도회의 붉은 자전거 옆에는
북경반점 오토바이가

모든 질문에
전학생의 시점으로
생각했지

경도와 위도 선상에서
초조해질 때마다
별들 사이에 있다는 건 , 더 확고해졌으니까

동료의 이름이 적힌 쪽지를
삼키는 연습을 하는
수배자처럼

배후가 없는 비밀이 몸속을 떠돌고
깡통 속엔
씹다 뱉은 성냥들이
붉게 차오르곤 했다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더 말할 것은 없습니까

들판 같은 책상 위로
캥거루 한 마리가 뛰어간다

빛은 잘 들어옵니까
바람은 불어옵니까

이상하지 ,가
둘 수 없는 것의 안부를 묻는 일

어디선가
새들의 농담이 들리고

그의 배후를 바라본 것은 , 저 나무가 유일하다

위 시는 2017년 문예지 [문학동네] 신인상 당선작품이다. 이 시는 행만 나누었을 뿐 매우 산문적으로 읽힌다.

2018년 창작과 비평 신인상으로 당선된 곽문영님의 시도 그렇고 최근에 신춘문예 당선작과 문예지의 신인 당선작품들의 시를 보면 시가 운율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산문적이다.

또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회적 비판과 비유를 하기 때문에 매우 난해한 시들이 탄생 되고 있다. 이는 가요로 말하자면 나이가 든 분들이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따라 부르기가 힘들고 따라서 듣고자 하지도 않는 것과 비슷하다.

젊은 가수들처럼 시도 세대교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고 보여지며 더욱 대중들과 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요즘 유행하는 힙팝이나 발라드가 무조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잘 들어 보면 재치와 재미가 있듯이 현대 시도 신선하고 패기가 있어서 좋다. 물은 흘러야 하듯이 발전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어떤 학자는 말하길 ‘시란 자신의 삶을 통하여 내면을 들여다보는 깊은 사고와 이해에서 나온다. ’ 고도 했다. 젊은 시인들이 넓은 시야로 좋은 시를 많이 쓰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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