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해양경찰청 산하 한 해양경찰서의 입초대 초소에서 한 의경이 서 있다.

해경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경을 만들겠다”는 말과 달리 여전히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청 산하 20곳의 지역 일선 해양경찰서 정문에 투명 아크릴 등의 원통형으로 제작된 입초대 초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 입초대 초소에는 해경 소속 의경들이 2인 1조로 2시간씩 순환 배치돼 서서 근무하고 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일반 경찰서 등 대부분 기관에서 방문객 안내소로 대체해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해경은 여전히 권위주의 상징인 입초대 초소를 여전히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경 소속 의경들이 입초대 초소에 서서 근무하면서 방문하는 일반 민원인 등이 입구에서부터 위압감을 느끼는 경우가 상당하다.

또한 이들 의경들이 민원인들을 막아서며 취조와 검문 방식으로 방문 목적을 묻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함도 만만치 않다.

이런 의경들이 반대로 경찰서장이나 간부들이 출·입할 땐 거수경례로 인사하고 있다.

반면 인천지방경찰청과 인천지역 내 모든 일반 경찰서는 좌식 안내소를 설치해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서장이나 간부가 출입해도 앉아서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있고 민원들에게도 검문이 아닌 방문 편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일반 경찰서 안내소에는 에어콘과 난방 기구도 설치돼 있다.

이처럼 해경이 권위주의의 상징인 입초대 초소를 여전히 운영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경을 만들겠다는 조현배 청장의 말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직장인 김모(49)씨는 “무슨 군대도 아니고 아직까지 경찰서 입구에서 보초를 서는지 모르겠다”며 “국민을 의심하는 시대는 지나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일반 경찰서와 시스템 차이도 있고 국가보안 목표 시설로 외부 방어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다만 의경이 단계별로 감축돼 폐지가 되는 만큼 일반 경찰서의 사례 등을 참고해 입초대 초소 폐지를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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