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수억원대의 진료비 환급금을 횡령한 의혹을 받는 가천대길병원에 대해 경찰이 12일 압수수색에 나섰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인천시 남동구 길병원 원무과와 전산실 등지를 압수수색하고 진료비 환급금과 관련한 각종 자료와 전산실 서버 등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전에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오늘 확보한 자료를 검토해서 정확한 혐의 내용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길병원 원무과 직원 2명은 수년간 가수납된 진료비 중 급여 부분 일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급받고도 환자들에게 되돌려주지 않고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4년가량 빼돌린 진료비 환급금은 수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인천 남동경찰서가 이 같은 첩보를 먼저 입수했으나 담당 경찰관이 경찰서 내 수사과에서 형사과로 인사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사가 지체됐다.

이후 지난달 유사한 첩보를 확보한 인천경찰청 지수대가 지휘부 지시에 따라 남동서 첩보까지 넘겨받아 이번 수사에 착수했다.

길병원 원무과 직원 2명은 앞서 남동서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업무상 횡령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길병원 원무과 직원 2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차 소환할 예정이다.

또 이들 외 범행에 가담한 길병원 직원이 더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초기 단계여서 정확한 횡령액을 파악하긴 어렵다"며 "압수수색 자료를 분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길병원 측은 현재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에 연루된 직원이 비위 행위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길병원 관계자는 "조만간 해당 직원을 징계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병원 관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면밀하게 점검해 재발 방치책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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