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등대

남북 간 군사대치로 불이 꺼졌던 '연평도등대'가 45년 만에 다시 불을 밝혔다.

17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면 연평도등대에서는 등대 재점등 기념행사가 열렸다.

해양수산부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인천시·옹진군 관계자, 어민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민의례, 경과보고, 기념영상 상영, 주요 내빈 기념사·축사, 등대 재점등,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등대 재점등 직전에는 이 등대의 마지막 근무자인 김용정(89) 전 연평도등대소장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김 전 소장은 1973년부터 2년간 연평도등대에서 근무했다.

김 전 소장은 "45년 만에 불을 켠 등대를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연평도등대 재점등을 계기로 국내 모든 등대가 계속 불빛을 비추며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줬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평도등대는 연평도 해발 105m 지점에 세워진 높이 9.5m의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이 등대는 1960년 3월 연평 해역 조기잡이 어선의 바닷길을 안내해주고 안전한 항해를 돕기 위해 첫 불을 밝혔다.

그러다 1970년대 이후 남북 간 군사대치가 심화하면서 남침 간첩에게 지리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1974년에 운영을 중단한 뒤 명맥만 유지하다가 1987년 시설물이 폐쇄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연평도등대는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9·19 군사합의 등을 거치며 남북 간 군사 긴장이 완화되면서 다시 복원이 논의됐다.

올해 3월 정부가 서해 5도 어민들의 숙원이던 어장확대와 야간 조업시간 연장을 결정하면서 등대 복원이 추진, 이날 불을 다시 밝혔다.

연평도등대는 이날 재점등 이후부터 최신형 등명기(도달거리 32㎞)를 사용해 일몰에서 일출 때까지 15초에 1번 주기로 연평도 해역에 불빛을 비춘다.

해수부는 연평도가 북한 접경지역인 점을 고려, 안보상 이유로 북측을 향한 등대 창에 가림막을 설치해 북한 땅에서는 불빛을 볼 수 없게 했다. 아울러 유사시 군이 원격으로 등대를 소등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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