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옛집에 가서

이상국

봄날 옛집에 갔지요
푸르디푸른 하늘 아래
머위 이파리만한 생을 펼쳐들고
제대하는 군인처럼 갔지요
어머니는 파 속 같은 그늘에서
아직 빨래를 개시고
야야 돈 아껴 쓰거라 하셨는데
나는 말벌처럼 윙윙거리며
술이 점점 맛있다고 했지요
반갑다고 온몸을 흔드는
나무들의 손을 잡고
젊어서는 바빠 못 오고
이제는 너무 멀어서 못 온다니까
아무리 멀어도 자기는 봄만 되면 온다고
원추리꽃이 소년처럼 웃었지요 

오늘은 가족이란 시를 감상한다. 미우나 고우나 함께 할 수 밖에 없는 가장 좋은 사이일 것이다.  이 시는 고향이 시골이고,  내 나이정도의 나이라면 향수를 느끼기 출분할 것이다.

치열하고 고단한 일상에서 고향을 찾는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휴가를 나온 군인 같은 마음일 터인데, 자주 못가는 입장에서는 재대한 군인같은 심정일 것이다. 햇볕도 비바람도 못 가리는 머위 이파리만한 자신의 생이라는 것이 재미도 있고 공감이 된다.

지나고 나면 가족에게 고향에게 자신이 작아진 느낌이리라. 날마다 자식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투박한 목소리가 정겹다. 예나 지금이나 가족의 정은 특히 부모와 자신간에는 더 깊고 끈끈하기에 걱정이 앞어 있다.

 한줌의 생을 잡고 오늘도 치열하게 세상과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원추리꽃처럼 변함없이 가족을, 어머니를 찾는 시간이 되기를, 그리운 가족들께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남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