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 시민단체가 제13호 태풍 '링링'이 강타하면서 수천건의 피해를 본 강화도에서 음주·가무를 곁들인 체육대회를 연 인천 지역 기초의회 의원들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군·구의원들은 강화도에서 태풍 피해 복구 봉사를 해야 할 때 오히려 음주가무를 즐겨 강화도 주민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줬다"고 비판했다.

인천군구의회의장협의회는 지난 17일 인천시 강화군 삼량고등학교 체육관에서 '군구의회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었다. 체육대회에는 인천 지역 군·구의원 100여명과 의회 사무국 직원 80여명 등 총 18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가 열린 강화군은 지난 7일 태풍 '링링'이 강타하면서 4천144건에 달하는 피해를 본 지역이라 체육대회 장소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히 행사의 흥을 돋우겠다며 평소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체육관에서 술을 마시고 장기자랑 행사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앞서 인천시는 태풍 피해를 본 강화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에 포함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해병대 2사단은 당일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한 대민지원을 하고 있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세금으로 마련한 1천600만원이 투입됐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학내 음주가무 행사에 격려차 도성훈 인천시교육감뿐 아니라 인천 남동구청장, 연수구청장, 강화군수까지 참여했다"며 "단체장들의 무분별한 이런 행태가 시민들에게 더 상처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풍 피해 지역에서 음주가무를 즐긴 군·구의원들의 공개사과와 군·구협의회장의 회장직 사퇴를 요구한다"며 "이런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시민 서명 캠페인 등 시민 행동과 법적 대응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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