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고등어
권석창 

온몸에 가시를 박고 살다가

자글자글 불에 구워져

내 밥상에까지 왔구나

누군가 소금까지 뿌렸구나

얼마나 아픈 세월이었느냐

이제 가시를 발라주마

물고기를 맛있게 먹기만 하였었는데 시인 덕분에 고등어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니 고등어는 평생 가시를 온몸에 박고 살았고 창에 찔려 끌려 왔고 산채로 발버둥을 치면서 불에 구워졌고 온갖 고통을 다 당한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어떤 동물과 식물도 인간위에 인간은 없을 만큼 인간의 천적은 인간일 뿐이다. 따라서 인간은 잔인한 것도 최상이고 선을 베풀 수 있는 여유도 최상이다.

인간이 행복한 이유는 100년도 못살고 죽는 다는 것을 잘 알지만 망각하고 살고 있고 죽는 날까지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유라는 생각도 한다.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잘 살수 있다는 선인의 글도 생각난다. 내 입장에서 나만 바라보지 않고 상대방 입장도 생각해 보면서 옆도 보고 앞도 보고 공명정대하게 너그러운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태풍에 불경기에 풍요롭지 못한 올해의 가을은 꼭 인간의 모습 같아 가슴이 아프다. 가을이란 정신없이 지나온 날들을 잘 정리하고 마무리를 하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1년간 땅을 빌려서 농사를 지으면서 먼저 감사해야 할 것이고 수확을 잘하였던 모자랐던 힘이 세다고 통째로 혼자 먹지 말고 함께 견딘 새와 벌레들에게 나눠줘야 할 것이다.

땅도 집도 그대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과 혼자 다 갖으려고 하는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것을 그대는 안다. 모든 동식물처럼 인간도 정확하게 정도를 걸어야 한다. 눈발이 내리기 전에 들녘에서 기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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