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항공사와 협약을 맺고 운영하고 있는 닥터헬기가 정작 야간 응급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역 내 도서 및 산간벽지 등의 취약지역 응급의료체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전국 최초로 닥터헬기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2011년 이국종 아주대 교수가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된 선원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리면서 중증 외상환자 치료에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련됐다.

이 닥터헬기는 계류장에 대기하고 있다가 환자가 발생하면 가천대길병원에서 의료진을 태우고 사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닥터헬기에는 의료장비와 전문치료약물 등이 탑재돼 있으며, 의료진이 함께해 1시간 내에 전문의의 처치를 받아야 하는 중증환자들에게 골든타임을 지키게 해주는 구세주다.

하지만 정작 닥터헬기가 일몰부터 다음날 일출까지는 뜨지 않고 있어 야간 응급환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9월 운항을 시작한 인천시 닥터헬기는 올해 11월말까지 8년여 간 총 1천271회 출동했으나 일출에서 일몰까지 모두 주간이다.

반면 일몰에서 다음 날 일출까지 야간 출동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문제는 인천 도서지역 등 응급환자의 경우 상당수가 야간에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해경 헬기의 지난 2년간 인천 도서지역 등의 응급환자 이송 운항 횟수는 총 179회로 이중 주간이 86회고 야간이 93회로 절반이 넘었다.

닥터헬기가 중증환자들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구세주나 취약지역의 응급의료체계 사각지대 해소 등의 취지를 무색해하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 9월 박남춘 시장은 닥터헬기로 인한 소음 민원을 줄이기 위한 대 시민 홍보 캠페인에서 “생명을 구해주는 든든한 파수꾼인 닥터헬기가 언제 어디서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응원을 부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닥터헬기는 전국 6개 시·도에서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며 “야간 응급환자 이송은 구급용인 소방과 해경 헬기가 맡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현재는 사고 등 야간 운항에 대한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현재 경기도가 야간 운항을 시범 운영하고 있는 만큼 그 결과를 토대로 향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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