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소리
명서영

나는 깊은 산중의 기도다

끝내 완성시키지 못한 채 

내다버려진 목조부처의 곡이다

싸개를 풀어헤친 뿌리와 이파리의

오랜 울음이다, 노래다

세상이 나를 반토막 내고

내 몸짓에 박수를 보내지만

골방 한쪽 귀퉁이를 떠나

공명으로 하늘을 두드린다는 것을 모른다

나의 소리의 근원은

심지 깊은 뿌리의 다짐이며  

흔들려도 한쪽으로 쏠리지 않으려는 

이파리의 정신이다

그 산의 붉은 기억들을 우려내어  

미완성의 염불을 읊는다

한 옥타브를 낮춰 너를 끌어안는다 

때로는 울음이 세상을 추스릴 것이다

<5.18문학상 수상당선작품 2009년>
산행을 하다가 깊은 산골짜기에 멈췄었다. 길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처음 간 곳이었기에 안내대장이 없으면 집을 못 갈 것만 같은 험한 산속이었다.
불안도 잠시 낭만적인 나는 나무 울창한 그 곳에서 나무들과 대화를 하였다. 쉬자고 떼를 썼고 일행은 술과 음식을 먹고 나는 거닐었다. 나무와 대화하다가 내가 나무가 되기도 하였다.
벌과 벌레도 많았고 하마터면 뱀을 밟을 뻔하기도 하였다. 자주 산행을 하다가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무서우면서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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