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천500m에서 이은별(19.인천 연수여고) 선수가 은메달을 따내자 이 선수의 부모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이 선수의 부모와 인천시체육회 관계자 등 10여명은 인천 시내의 한 사무실에 모여 텔레비전 앞에서 손을 꼭 쥐고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준준결승이 시작되기 전인 오전 10시30분께 부터 이곳에 모여 딸의 경기를 지켜보던 이 선수의 부모는 준준결승과 준결승에서 이 선수가 무난히 1위로 통과하며 결승 진출을 확정 짓자 안도의 숨을 쉬었다.

결승전이 펼쳐지기 전 이 선수의 어머니 김경애(51)씨는 "우리 선수들이 모두 결승전에 올라가서 다행"이라며 "우리 딸이 1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한국선수 모두 메달 색깔에 상관없이 1, 2, 3등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결승전 레이스에 앞서 이 선수가 소개를 받으며 화면에 나타나자 사무실에 모인 사람들은 힘껏 손뼉을 치며 이 선수에게 응원을 보냈다.

경기 초반 선두권에서 달리던 이 선수가 자리다툼에 밀리며 뒤로 쳐질 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 선수에게 힘을 보탰다.

이 선수가 막판 스퍼트를 하며 차례차례 3위와 2위로 올라서자 응원하던 사람들은 '한번 더, 한번 더'를 외치며 조바심이 나는 듯 안절부절못했다.

이 선수의 은메달이 결정되는 순간, 어머니 김씨와 아버지 이윤규(52)씨는 서로 손을 맞잡고 "잘했다. 우리딸"을 연발하며 뛸듯이 기뻐했다.

아버지 이씨는 "초반에 힘을 너무 빼서 뒤에 쳐져 있다가 못 나올 줄 알았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힘을 내서 너무 자랑스럽다"며 "금메달은 못 땄지만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라고 말했다.

어머니 김씨는 친지와 주변 사람의 축하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캐나다에 갈 때 마음 비우고 가라고 했는데 자기 몫은 해준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선수 중에 키가 제일 작은데도 잘해줘서 너무 자랑스럽다"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캐나다로 떠나기 전 이 선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이날의 성적은 더욱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아버지 이씨는 "은별이가 현지에서 연락할 때도 몸이 좋지 않다면서 큰 기대하지 말라고 했었다"며 "하지만 남달리 독한 구석이 있어서 평소 훈련한 대로, 실력대로만 하면 잘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경기를 함께 지켜본 박대성(49) 인천빙상연맹회장은 이 선수의 선전이 "인천으로서는 엄청난 수확"이라며 "앞으로 인천에서 더 훌륭한 선수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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