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 기부문화를 육성하자”
고재곤 인천남동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이제 건전한 정치자금 기부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정치자금 기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는 정치자금 기부를 백안시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이 있다. 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정치인에게 돈이나 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곧 자신의 정치적 신념, 가치, 이익을 실현하는 정당한 수단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어느 정치인에게 표를 던지는 것과 똑같이 정치후원금을 제공하는 일도 자신의 정치적 뜻을 실현하는 시민의식의 발로요 중요한 정치참여 행위라는 인식이 공교육과 사회적 캠페인을 통해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해방 이후 반세기 이상 민주주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아직도 시민의식이 성숙되지 못한 것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이 남긴 유산이기도 하고, 사회경제적 뒷받침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은 소득 수준이 높아졌고 민주화도 심화되어 간다.

이제는 정치자금 기부와 자원봉사활동의 확산을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특히 학교의 민주주의·시민교육이 가정이나 사회와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정치후원금을 내거나 자원봉사활동에 관해서 건전한 인식을 가지도록 가정교육을 실시하고, 사회봉사와 정치토론에 적극 참여하는 습관을 길러주어야 한다.

부모가 정치적 기부활동을 하는 경우 자식이 본을 받을 것이며, 부모가 사회적 공여와 봉사에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면 자녀들도 기부나 자원봉사활동을 생활화하는 습성을 얻게 될 것이다.

새로운 기부문화 조성과 확산을 위해 언론과 사회단체가 정치권과 힘을 합하여 지속적인 캠페인을 전개해 나가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먼저 정치권은 정치불신을 해소하고 정치나 정당에 대해 유권자들의 혐오감을 해소할 수 있는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유권자들로 하여금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것이 깨끗한 정치활동으로 연결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민들이 모아준 정치자금은 반드시 공약을 위해 쓰인다는 확신을 심어주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정치자금의 투명화나 공개화에 못지않게 정당활동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

또한 정치자금이 대가성이나 청탁행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내는 작은 기부금이 공공보상으로 크게 돌아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유권자들에게 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고 기부하는 일이 곧 공익적 보상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정치권은 정치자금 모금을 위해 보다 다양한 방안들을 고안·개발해 나가야 한다. 정당활동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곧 소액 다수에 의거하여 정치자금을 모으는 활동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정당 따로, 유권자 따로의 현행 정치현실에서 과감히 벗어나 정당과 유권자들이 호흡을 같이 하고 부담을 나누어 지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모금활동은 단순히 정치자금을 모으는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당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애착을 가진 지지자들을 확보하는 일로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정당은 자신들의 정치이념을 실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치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면서 이를 정치자금 모금활동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신세대를 겨냥하여 인터넷을 통한 정치자금 모금방식을 법적, 제도적 측면에서 다양하게 개발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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