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유수지 인근 갯벌서 폐사한 천연 기념물 저어새

최근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감염병으로 조류들이 집단 폐사한 정황이 확인돼 인천시가 사체 수거에 나섰다.

인천시는 남동구, 연수구와 함께 이달 3일부터 20일까지 남동유수지와 인근 갯벌에서 조류 94마리의 사체를 수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조류 대부분은 흰뺨검둥오리 80여마리를 포함한 오리류로 나타났으며 천연기념물인 저어새 2마리도 남동유수지와 고잔갯벌에서 1마리씩 사체로 발견됐다.

고잔갯벌에서 폐사한 저어새는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 검사 결과 조류독감이 아닌 '보툴리즘'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인천시가 검사를 의뢰한 흰뺨검둥오리 2마리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보툴리즘은 보툴리눔(botulinum) 세균이 내뿜는 독소에 중독되는 증상이다. 이 세균은 토양 속에 서식하며 여름철(7∼9월) 흙 속의 산소농도가 낮아지고 기온이 상승하면 증식해 독소를 내뿜는다.

이번에 폐사한 조류도 대부분 흙 속에 부리를 넣어 유기물질을 먹는 흰뺨검둥오리였다. 인천시는 남동유수지와 인근 갯벌을 중심으로 감염병이 확산한 것으로 판단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앞서 환경단체 인천저어새네트워크는 최근 3주간 남동유수지 일대 모니터링 결과, 조류 245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힌 바 있어 조류 사체 수거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남동유수지 일대에서 보툴리즘이 확산했다고 판단해 사체를 수거한 뒤 소각하고 있다"며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관할 구청, 환경단체와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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