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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서영의 문학산책>한연희의 두부에게 말할 수 없는
2021년 12월 29일 (수) 11:04:30 명서영 msy2222@hanmail.net

두부에게 말할 수 없는
한연희

​어젯밤 한 여자는 죽기로 했었는데
두부 한 모 때문에 철학자가 되었는데
그만 두부를 뭉개버리고 말았단다

​철저하게 으깨진 두부의 형태를 연구합니다

​두부는 어제 맞아 죽은 이웃집 개를 닮았습니다
곤죽이 되어버린 얼굴은 더 이상 얼굴일 수가 없습니다
개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철학자는 두부를 오래 두고 바라보다가 미안해합니다 이후 미안함은 킁킁대
며 바싹 뒤를 따라옵니다

죽거나 살거나 하는 문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해자는 주먹질을 했을 뿐이고
피해자는 그저 억울했을 뿐입니다

​길을 걷다 눈이 마주쳤을 뿐입니다
말랑거리는 두부야
세상에서 제일 평화로운 두부야

오늘도 뉴스에서는 맞아 죽은 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단다
미안합니다

​하고 내민 마음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두부는 그저 먹기 싫고 사랑은 잘 모르는 부분이고 두부가 하얀 것이 더더욱 맘에 들지 않고 주저앉아 있는 개가 싫어서 두부를 짓눌러 뭉개버리고 만다면

용서하세요

​낯모르는 얼굴을 어루만집니다 차갑고 슬픈 마음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두부의 반대말은 찾지 못하겠고 평화는 어디에서든 오지 않습니다

​오늘이 두부 같아서 두부가 개 같아서 개가 자신 같아서 질문을 물고 늘어지는 철학자는 만두를 빚어놓습니다

시인은 만두를 빚다가 개가 맞아 죽었다는 뉴스를 보고 두부가 개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두부가 자신같다는 생각을 한다. 한 알의 콩알이 갈아 으깨져서 된 두부는 저항한번 못하고 생물에서 무생물이 된 현상이다.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물들이 포식자에 의해 사라지면서 단한번이라도 양쪽이 서로 죄의식을 갖은 적이 있었을까? 그나마 최고포식자인 인간만이 시인처럼 죄의식을 갖는다고 생각하면서 위안을 한다.

삶과 죽음에 대하여, 세상의 약자에 대하여 가슴을 쓸어내리는 시인의 분출된 내면을 살짝 보고 있다. 늘 시인의 눈은 일상의 소소한 장면에서도 결정적인 순간을 발견하여 시를 생성한다고 하였다. 그 발견에서 자기의 세계와 철학이 시의 힘을 건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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