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챙겨주지도 못했는데..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이기고 금메달을 따낸 장미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1일 런던올림픽 사격 여자 25m 권총 결선에 출전한 김장미(20·부산시청)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순간 인천시 부평구의 집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김 선수의 가족은 만세를 부르며 환호했다.

아버지 김상학(46)씨와 어머니 정향진(43)씨 등 가족 7명은 TV 앞에 모여 앉아 경기가 진행된 15분여 동안 두 손을 꼭 쥐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가족들은 경기 1시리즈가 시작되자 차마 TV 화면을 보지 못하고 방송에서 나오는 소리에만 귀를 기울였다. 어머니는 경기 내내 염주를 만지작거리며 김 선수의 우승을 기원했다.

마침내 금메달이 확정되자 가족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김 선수의 이름을 외쳐댔다.

아버지는 "날이 더운데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고 장미 얼굴이 좋아 보이니 기분이 너무 좋다"며 "장미가 정말 애썼고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3시리즈가 끝나고 중국 선수에게 역전됐을 때는 솔직히 장미가 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이도 어린 장미가 꿋꿋하게 버텨 이겨주니 정말 장하다"며 감격을 표출했다.

경호원이 장래 희망이던 김 선수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 능력이 뛰어났다. 초등학교 시절 태권도를 배우다 호기심에 인근 학교 사격팀에 테스트를 받으러 간 것이 김 선수에게 금메달의 영광을 안겨줬다.

아버지는 "훈련을 전혀 하지 않고 사격 테스트를 받았는데 감이 너무 좋다며 당시 코치가 놀랐었다"며 "비인기종목이라 힘들었을 텐데 그때 이후로 장미가 사격을 즐기고 사랑하면서 쭉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이날 새벽 아버지와 함께 인근 절에 가 김 선수의 승리를 기원하며 셀 수 없이 절을 올렸다.

경기 내내 눈가가 촉촉하던 어머니는 "대학교 1학년생이면 한참 놀러다닐 땐데 외롭게 훈련하고 금메달까지 따낸 장미가 정말 자랑스럽다. 귀국하면 안아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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