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로 본 포괄간호서비스와 전자건강보험증(IC카드)의 필요성
 이기붕 국제사이버대학교 보건복지학과 교수

▲이기붕 교수
최근 미국 건강보험정책인 일명 ‘오바마 케어’의 핵심이 우리나라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전국민 건강보험가입이라는 것과 바레인, 필리핀, 태국, 몽골 등 세계 25개국이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제도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건강수준은 OECD 국가 중 5위로 평가받고 있으며, UN이 추진 중인 보편적 건강보장의 롤 모델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하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은 우리 보건의료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시켰다. 메르스 감염의 교훈으로 현재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대표적 방안으로 포괄간호서비스와 전자건강보험증(IC카드)을 들 수 있다.

메르스 확산의 원인 중 전문가들은 우리의 간병문화를 꼽는다. 우리나라는 대만과 더불어 병실에 보호자용 침대가 남아있는 두 국가 중 하나이다.

보호자들이 감염에 노출된 채 환자를 돌보는 문화가 메르스 확산의 주요한 원인을 제공했고 그 결과 환자와 가족의 고통이 배가 되었다. 이러한 간병문화 개선의 방안으로 정부는 보호자 없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한 팀이 되어 환자를 돌보는 포괄간호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이 포괄간호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는 소식은 환자와 보호자의 권익증진과 병원의 의료서비스를 한 단계 상승시키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메르스 감염 확산의 다른 원인 중 하나로 환자의 진료정보 공유 시스템의 부재이다. 의료전달체계는 1․2차 병의원,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으로 구분되어 제각기 역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상급 종합병원 쏠림으로 역할분담은 유명무실해졌고,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관리에도 취약하며 지역 간 의료서비스 분균형도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체계의 실질적 작동을 위한 진료정보 공유가 필요하며 대안으로 전자건강보험증(IC카드)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

전자건강보험증은 IC카드에 담겨진 정보로 가입자의 본인여부 및 진료기록, 질병정보를 확인 할 수 있게 되어 건강보험증 대여 등 부정수급을 막을 수 있고, 위급상황 시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중요한 생명줄이 될 수 있으며, 감염성 질환 환자의 추적·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지난 메르스와 같은 감염성 바이러스 질환 대응에 있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물론 포괄간호서비스와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이 최선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행 종이 건강보험증은 진료정보를 담고 있지 못하며 주민번호 조회만으로 진료가 가능해진 이후 발급 실익이 없고 분실·훼손되는 경우가 많아 14년도 기준, 증 발급 수는 약 2000만 건, 57억 원에 이르는 비용과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 또한 전자건강보험증 도입에 따른 환자의 개인정보 및 질병정보 유출의 심각성과 발급비용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에도 의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의 건강보험체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결단과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간호인력 확충 및 역량강화, 진료기록 등 개인 정보의 철저한 관리와 부정사용에 대한 엄벌을 통해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개선하여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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