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심 
태동철
   
매실나무 밭 김매기했다
밑에는 쑥대가 무성하고
옆에는 아카시아 나무가 덮쳐 오고
위에는 가지마다 칡넝쿨이 휘감겨 있다
 
칡넝쿨은 낫으로 줄기를 내려치는 내 몸을 휘감았다
아카시아 나무는
톱질하는 손과 팔과 다리를 가시로 꼭꼭 찔렀다
쑥대는 내 허벅지, 장단지 속으로 파고들었다
 
칡넝쿨, 쑥대, 아카시아 나무
낫질, 톱질하는 내 팔은 힘이 부치고
등줄기, 이마에는 땀이 흐른다
 
잘라내고, 뽑아버리고, 쳐내니
매실나무가 훤칠하다
흙심을 되찾고, 햇빛 받으며
올라가는 길목이 확 터졌다.

이 분의 시를 보면 40대를 짐작하게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희망적이다. 딱 한번 뵈었지만 70대 후번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시로 말한다고 했다. 그의 삶과 철학이 예지의 눈빛으로 반짝인다.

 이 시는 현상만 나열해 놓았다. 세상의 오묘함을 그대로 유추했다. 시가 사물과 사물로 연결하여 끝나지 않고 내가 들어가서 사물과 더불어 동화 되어 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있지만 세상살이라는 것이 어디 내 맘대로 되는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칡덩굴에 목이 졸리고 아카시아 가시에 등짝이 갈라지는 얽히고설키는 일을 살면서 수없이 경험했을 것이다. 제목이 진부한 것 빼고는 시가 쉬우면서도 신선하다.

오래전에 등단하였어도 시대의 흐름을 읽고 따라가는 시도 있고 몸이 젊었어도 옛날 방식으로 시를 구사하는 경우도 있다. 왜 시가 젊어야 하는지는 그 이유나 정답은 사실 없다.

다만 나날이 발전하는 세상에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시도 혼자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입맛으로 읽혀야 하고 세상 속에서 존재하며 노래로 불려 져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가수들은 기성가수들의 노래를 리메이크 하는 경우도 있는데 세련된 박자와 리듬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풍부한 성량은 물론 뛰어난 테크닉의 실력과 외모까지 잘생겨야 반짝하나마 가수로서 인정받고 펜이 생기듯이 시도 젊은 시를 쓴다는 것은 고무적이며 시인들의 지속적인 숙제라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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