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지체장애인협회는 19일 인천 로얄호텔 영빈관에서 장애인 합동결혼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인천에 살고 있는 장애인 부부 10쌍이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을 하게 돼 기분이 좋지만 오늘따라 아내한테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19년 전 부인 이부옥(40.연수구 연수동)씨를 지인 소개로 만난 5급 지체장애인 김현진(46)씨는 곱게 화장을 하고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는 부인을 미안한 눈길로 바라보며 말했다.

19년 동안 시어머니 모시랴, 애들 넷 키우랴, 몸이 편치 않은 자신까지 보살피랴 고생만 한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비록 합동결혼식이지만 19년 만에 결혼식을 하고 아내에게 웨딩드레스도 입힐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김씨의 아들 김진형(15) 군은 "이미 결혼한 엄마, 아빠가 또 결혼을 하니 기분이 이상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들과 자리를 함께 하는 9쌍도 모두 장애인 부부로, 인천시장애인협회의 도움으로 19일 일제히 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이경선(80.남동구 만수동)씨는 뇌 병변을 앓고 있는 남편 김선기(76)씨와 63년 만에 2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인천시지체장애인협회는 19일 인천 로얄호텔 영빈관에서 장애인 합동결혼식을 열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인천에 살고 있는 장애인 부부 10쌍이 결혼식을 올렸다
김씨는 오래 서 있기 불편해 결혼식 중간에 주최 측이 가져다준 의자에 앉았다. 의자에 앉아서도 김씨는 식이 끝날 때까지 옆에 서 있는 신부 이씨의 손을 꽉 쥐고 있었다.

15년 전 교통사고로 기억을 완전히 잃은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그래도 이씨는 행복하다고 했다.

이씨는 "남편 덕분에 결혼식도 2번이나 하고 기분이 아주 좋다"면서 수줍게 웃었다.

베트남 신부와 결혼식을 올리는 3급 지체장애인 홍상선(41.중구 도원동)씨도 "행복하다"면서 "이게 웬 축복인가 싶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신부 네티겨 씨가 한국에 온 지 5개월째, 네티겨 씨의 뱃속에 그들의 아기가 자라고 있다고 했다.

이들의 결혼식은 인천시지체장애인협회 주최로 남동구 로얄호텔에서 열렸으며 김득린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이 주례를 맡았다.
인천시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장애인 가정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교정하고 장애인 가족에게 행복한 삶을 선물하기 위해 합동결혼식을 올리게 됐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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