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인 숙


아, 저, 하얀, 무수한, 맨종아리들.

찰박거리는 맨발들.

맨발들, 맨발들, 맨발들.

쉬지 않고 찰박 걷는

티눈 하나 없는

작은 발들.

맨발로 끼여들고 싶게 하는.

비를 맨종아리와 맨발로 표현하였다는 독특함이 이시를 확 살린다. 아무 연관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연관이 깊게 보인다. 비가 오는 날이면 내 어머니께서는 맨발로 마당을 종종 걸어 다니셨다.

비를 맞고 일하시다가 집에 와서는 찢어진 고무신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찰박찰박 바쁘게 걸으셨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미 어머니의 발은 젖어 있었을 것이므로, 신발이나 양말이 필요가 없었을 것이므로. 그러고 보면 비는 알몸 같다. 이미 젖어서 오는 비

눈물 맺히며 다가오는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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