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년 된 근대 건축물이 주차장 조성을 이유로 철거된 뒤 추진된 인천시의 문화유산 연구 용역이 허술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인천 시민단체들은 28일 낸 성명에서 "시는 문화유산 관련 전공자도 없는 인천역사문화센터에 용역을 맡겼다"며 "최종 보고회 역시 시 담당 국장을 비롯한 자문위원과 용역 수행자 등 12명만 참여한 '셀프' 발표회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용역 자체도 인천에 있는 문화유산을 전수 조사하지 않은 채 기존에 등록된 문화재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며 용역 재검토와 공개 토론회 개최를 요구했다.

시는 지난해 2월 예산 1억원을 들여 인천 내 근대 문화유산의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용역을 발주했다.

이는 2017년 5월 115년 역사를 지닌 비누 제조업체 '애경'의 비누공장 건물이 주차장 조성을 이유로 철거된 뒤 문화유산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추진된 것이다.

당시 시민단체들은 건물 철거에 반대했지만, 중구는 이 건물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보존 명분이 없다며 철거를 강행했다.

용역을 맡은 인천문화재단 산하 인천역사문화센터는 이후 시 담당 국장 등 자문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20일 최종 보고회를 열었다.

도시공공성네트워크 관계자는 "문제를 제기했던 시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공개 토론회를 통해 밀도 있는 중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며 "시는 또 현장의 목소리를 담지 못한 이번 용역을 전면 재검토하는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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