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1
명서영

개가 웃는 걸 보았니?

뜬 구름은 늘 그에 곁에 있었지

하늘에 구름을 잡을까?

높이 짖던 그가 삐딱한 허공이 되면

그녀는 퉁명스런 땅바닥이 되어 시간을 밀어낸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아무리 좁은 발판에도 정확히

그녀만 바라봐야 한다는 흔들리는 그에 맹세

그가 웃는다 튀어나온 이가 누렇다

적당히 힘주고 감당할 만큼만 열나도록 다짐했을 그녀

마당 한 켠 바람 길을 따라 튀어오른다

같은 높이 같은 무게로는 살수가 없는 그들의 길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던 개도 나뒹굴고

바람 잘 날 없는 사늘한 나무토막 무대에서

한토막 개를 끌어안은 그녀

깨깽 웃고 있다

 올 봄에 인천 어느 동네를 가다가 삼삼오오 어르신들께서 널뛰기를 하는 것을 보았다.

명절도 아닌데 특이하기도 하였고 코로나로 밖에 나올 수도 없는 마당에 좋은 놀이를 제공하고 있는 그 마당이 참 보기 좋아 구경을 하였다 어르신들이 웃는 모습도 정겨웠었다.

시를 갑자기 쓰려고 하니 떠올라서 살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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