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차이나타운에 남아있는 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청국영사관 부속 건물에 화교의 역사를 담은 전시 공간이 조성된다.

인천시 중구는 사업비 2억6천840만원을 들여 올해 6월까지 차이나타운 내 옛 청국영사관 회의청<사진>에 화교 역사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화교들의 이주 역사와 문화가 담긴 포토존, 디오라마(Diorama·축소 모형), 디지털 콘텐츠 등을 구축한 뒤 회의청을 민간에 개방할 예정이다.

구는 2017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관광자원 개발 공모에 선정되면서 이 사업을 추진해왔다.

2019년 국·시비를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 초 인천대 중국학술원과 인천화교협회 등 관련 기관과 협약을 맺고 역사 자료를 수집했다.

이들 기관은 현재 청국 조계지 고지도와 도면을 포함한 공문서와 서적 등 문헌 1천300여점과 사진 1천600여점을 확보했으며 이를 새로 꾸며질 공간에 전시하기로 협의했다.

앞서 1910년에 지어진 청국영사관 회의청은 현재 인천 차이나타운에 남아 있는 여러 근대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건물로 알려졌다.

제국주의 열강들의 침략 이후 외국인들이 거주하던 치외법권 지역 '조계'(租界) 가운데 청나라 조계를 관할하던 청국영사관의 회의청은 초대 청나라 영사가 처음 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청국 조계를 상징하는 역사적 건물임에도 시설이 노후화하고 다른 용도로는 쓰이지 않아 매년 2차례 열리는 개항장 문화재 야행 때를 제외하고는 폐쇄된 상태였다.

1883년과 1884년 일본과 청국의 조계가 각각 설정된 차이나타운에는 지금도 조계지 경계 계단을 중심으로 좌측에 중국식 건물이, 우측에 일본식 건물이 배치돼 있다.

중구 관계자는 "실시설계 용역이 거의 마무리돼 다음 달이면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역사적 건물의 원형을 찾는다는 개념으로 지금은 사라진 외부 계단 등도 함께 복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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