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영등, 신비의 바다 -코로나19
유순덕

불덩이 딸 태우고 달려가는 모래언덕

바다가 열어준 길 빗물인지 눈물인지

간간이 모세의 기적 큰 파도를 가르고

“아빠 나 아파요, 숨쉬기 힘들어”

“괘안타, 이 아부지가 꼭 살리고 말걷이”

전조등 심장을 쥐고 불영등이 오른다

감염된 딸 휠체어를 막아서는 층층 계단

칠흑 속 해와 달로 겁먹은 표정인데

아버지, 성큼 딸을 안고 병원 문을 열고 있다

가슴 아픈 사연인데 곳곳에 시적요소가 충만하여 좋은 시로 골랐다.

모세의 기적을 바라는 아버지의 마음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지구에 있는 모든 존재들이 발전하고 도태되고 생기고 사라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정이 많은 인간에게 생성은 기쁨이요 소멸은 슬픔이다.

지금 인류가 ‘코로나’라는 병균에 의해 칠흑 속에서 헤엄치고 있지만 신비의 바닷가 어느 쯤에는 분명히 길이 트여 있을 것이다.

그 곳은 우리의 소망을 담은 해와 달과 별과 위대한 그대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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