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돌목
문숙

 둘이 합쳐지는 곳엔 언제나 거친 물살과 울음이 있다

서해와 남해가 만나 수위를 맞추느라 위층이 시끄럽다

늦은 밤 쿵쿵 발자국 소리와 새댁의 흐느낌이 들려온다

한쪽이 한쪽을 보듬는 일이 아프다고 난리다

마음 섞는 일이 전쟁이다

우루루 우루루 가슴 밑바닥으로 바위 구르는 소리를 토해낸다

돌덩이들이 가슴에 박혀 암초가 되어가는 시간이다

수면을 편편하게 하는 일 부드러운 물길만이 아니어서

부딪혀 조각난 것들 가라앉히는 시간만큼 탁하고 시끄럽다

저 지루한 싸움은

서로에게 깊이 빠져 익사하는 그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두 사람이 함께 살면서 사랑과 우정으로 시작하였을지라도 마음까지 합쳐진다는 것은 시인의 말처럼 살아서는 힘든 일이며 죽어야 끝날 것이다.

시인은 이러한 인간의 삶을 물살이 합쳐지는 곳에서 더 큰 소리가 나는 것과 혹은 바위가 굴러 떨어질 때 깨지는 소리들로 사물의 성질을 통한 재료로 자기 해석을 이해시키고 있다.

결국 인간들의 삶은 부딪히고 시끄럽고 서로의 마음이 하나가 될 수 없는 평행선일지라도 물의 부드러움처럼 지혜를 찾아야 한다고 읽힌다. 사물은 인간의 삶을 반영한다고 했다.

문학은 인간과 사물을 노래하기도 하지만 사물의 현상을 통하여 인간의 삶을 통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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