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꽃망울
명서영

가든히

찬바람을 밀고

햇살을 거든히 쥐고

도리도리 죄암죄암

살그래 돋아난

지아의 아랫니 윗니

*2021년 남동문학 시화전

이 시를 발표하려고 원고를 보냈더니 한 시인께서 전화가 왔다. 국어 문법이 많이 틀린 것 같다고 고쳐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전혀 고칠 곳이 없으니 그대로 올려달라고 주문하였다. 우리 한국어가 이렇게 예쁜 단어들이 많은데 사용을 다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가든히 : 가볍고 간편하여 다루기에 손쉽게란 뜻.
-거든히:  다루기에 거볍고 간편하고 상쾌하게.
-살그래: 남들이 모르게 살며시란 뜻으로 아름다운 부사다.

평소 목련나무의 꽃망울을 볼 때면 버선 같기도 하고 치아 같기도 하단 생각을 했었다. 12개월 된 손녀의 이가 하나 둘 하얗고 예쁘게 났는데 마치 목련꽃망울이 돋아난 것 같아 행복한 시를 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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