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허용으로 기존 노조에 2개 노조가 추가 설립된 삼화고속 노사가 교섭 창구 단일화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기존 노조인 민주노총 계열의 제1노조는 '회사와 교섭을 하면서 타 노조와 창구 단일화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회사는 '교섭 창구 단일화가 선행돼야 교섭에 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존 노조는 회사가 지난 10일 노사기본합의 이후에도 2차례 교섭을 거부하면서 성실교섭을 약속했던 합의 내용을 파기했다며 19일 자정을 기해 심야 버스 운행 무기한 중단에 들어갔다.

기존 노조는 앞서 지난 6월 25~26일 한시 파업을 벌였으며, 지난 8일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사흘만에 합의하고 업무에 복귀한 바 있다.

노사가 지난 10일 체결한 기본합의서에는 7월14일 첫 교섭을 시작으로 한 달에 6차례 노사 대표가 참석해 성실히 교섭에 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지난 14일 한국노총계열의 새 노조가 기존 노조만 참여하는 교섭에 반대하며 삼화고속 인천영업소 회의장을 봉쇄, 교섭이 결렬됐다.

지난 18일에는 회사가 '3개 노조가 교섭 창구를 단일화하기 이전엔 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고, 서울 본사에서 19일 열릴 예정이었던 회의는 사측의 회의장 봉쇄로 무산됐다.

기존 노조의 한 관계자는 20일 "노사가 대화를 하면서 교섭 창구 단일화를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는데 회사가 이를 핑계로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며 "21일 예정된 3차 교섭까지 거부할 경우 강경한 투쟁에 돌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측은 '복수 노조 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단협에 임할 경우 임단협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교섭 창구 단일화 이전엔 교섭에 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한 관계자는 "삼화고속의 경우 노사합의를 했고 복수노조가 허용된 7월 이전부터 교섭이 진행됐기 때문에, 노조가 사측과 대화를 하면서 교섭창구 단일화를 진행할 참작사유가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새 집행부를 구성하고 한국노총 소속에서 민노총 소속으로 전환한 삼화고속 제1노조는 ▲근로기준법 준수 ▲10년간 동결된 임금인상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회사에 11차례 교섭을 요구했다.

노조는 사측이 응하지 않자 지난 6월8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냈고 지노위는 같은 달 22일 '노사간 입장 차이가 크다'며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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