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았지만 중부지방에 때 아닌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인천지역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이 크게 줄어 인근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7월 1개월간 인천지역 해수욕장 15곳을 찾은 피서객은 35만7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1만8천명에 비해 14.6%가 줄었다.

인천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인 용유도 을왕리와 왕산해수욕장의 경우, 작년 7월에는 30만명이 넘게 찾아와 성황을 이뤘지만 올해 같은 기간엔 29만여명이 찾는 데 그쳤다.

영흥도 십리포해수욕장에는 작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천여명이 찾았고 강화도 동막해수욕장도 작년보다 3분의 1 가량 줄어든 2만1천여명이 찾는 데 그쳤다.

예년 같으면 이미 장마가 끝나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피서객이 한창 많이 찾아올 시기이지만 올해는 집중호우가 1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피서객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이에 따라 여름철 대목을 기대하고 지난 1년간을 손꼽아 기다려온 해수욕장 인근 상인과 여행사, 숙박업소 등은 울상을 짓고 있다.

을왕리해수욕장에서 10년 넘게 조개구이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명호(40)씨는 "작년 피서철 주말과 비교하면 손님이 3분의 1 정도로 줄었다"며 "눈만 뜨면 오늘만큼은 비가 내리지 말라고 기대하며 날씨 예보를 보는 것이 일이 됐다"라고 말했다.

섬지역 전문인 인천의 한 여행사 대표는 "손님이 작년 성수기의 절반도 채 안된다"며 "궂은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가족 단위 여행을 예약했다 취소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천 내륙과 다리로 연결된 영종도, 영흥도는 물론 자월도 등 뱃길로 연결된 다른 대부분의 섬지역들도 해수욕장 방문객이 줄기는 마찬가지이다.

해양경찰은 올해 피서철 인천 여객선과 도선 등 뱃길 이용객이 작년에 비해 3%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선사 등과 협의해 전체 16척인 여객선을 평소보다 265차례 늘려 운항하고 있다.

하지만 여름휴가철 특별교통대책기간인 지난달 23일부터 4일 현재까지 집계된 여객선 이용객은 오히려 줄어 작년의 82%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발견 등 각종 악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인천 섬지역 관광업계는 올해엔 이례적으로 계속되는 비 때문에 시름에 젖어 있다.

더군다나 주말에는 한반도가 제9호 태풍 '무이파'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보되면서 피서객 감소로 인한 상인들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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