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일조량 부족으로 작황이 부진한데다 추석은 예년보다 일찍 찾아와 명절 대목을 앞두고 작물 출하가 어려워진 인천지역 농가가 울상을 짓고 있다.

19일 인천기상대에 따르면 중부지방에 장마가 시작된 지난 6월22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인천 지역 일조시간은 145.1시간으로 평년 같은 기간 일조시간인 324시간의 44.7% 수준이다. 0.1mm 이상의 강우를 기록한 날 수는 34일로 작년 22일에 비해 12일이나 많다.

추석은 9월12일로 작년 9월22일, 2009년 10월3일에 비하면 굉장히 이른 편이다.

작황 부진으로 벼 수확시기가 5일 이상 늦어지면서 통상 추석 대목을 타깃으로 재배하는 조생종도 올해는 명절 이전 출하가 불가능해졌다.

매년 추석이면 고객 300여명과 햅쌀을 직거래해온 김모(57)씨는 벼 생육 부진탓에 올해는 명절 거래를 못하게 됐다.

김씨는 "추석이 일러서 조생종 이앙을 일부러 일찍 했는데 햇빛을 많이 못 받아서 벼가 아직도 시퍼렇다"며 "9월20일은 지나야 수확이 가능한 상황이라 올해는 추석 이전에 햅쌀을 출하하지 못한다"며 속상해 했다.

날씨 탓에 과일의 성장도 더뎌지면서 제수용 햇과일 출하도 어려운 상황이다.

강화군 선원면에서 포도 농사를 하는 이모(70)씨는 "작년엔 9월10일쯤 수확해서 추석 전에 내보낼 수 있었는데 올해는 포도알이 아직도 시퍼런 게 힘들 것 같다"며 "추석 대목을 놓치게 되면 수익이 40% 가량 줄어든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제수용 과일인 배도 마찬가지다. 당도가 높고 배의 아삭아삭한 질감이 살아있는 신고배의 수확 시기가 9월말이라 올해 추석에는 그 맛을 볼 수 없게 됐다.

강화군에서 배 농사를 짓는 민모씨는 "원황배는 추석 전에 나갈 수 있지만, 신고배에 비해 질감이나 당도가 떨어지는 편"이라며 "추석이 워낙 일러 신고배를 출하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라고 전했다.

강화군 농업기술센터의 한 관계자는 "올여름 장기간 흐린 날씨와 이른 추석 탓에 올해 명절엔 내보낼 작물이 없다"며 "농가의 손해가 클 것으로 예상돼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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