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8)군은 올해 한가위가 외롭다. 학교 친구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즐거운 한가위를 보내고 있지만, A군은 딱히 갈 곳이 없다.

A군은 지난 2007년 부모의 이혼으로 인천의 한 보육시설에 맡겨졌다. 이 후 단 한번도 부모님과 함께 명절을 보내지 못했다.

A군은 "명절에 아빠와 엄마를 만나서 즐겁게 보내고 싶지만, 볼 수 없다"며 "나중에 꼭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의 한 보육시설을 운영중인 B씨(53)는 올해 걱정이 늘었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석을 만들어 주고 싶지만, 도움의 손길은 뚝 끊겼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추석을 앞두고 기업체와 개인들의 후원이 줄을 이었지만 올해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단 한곳도 없다.

B씨는 "관공서 외엔 기업들이나 개인의 방문 일정이 없다"며 "경제가 어려운데다 지난해 연말 국내 공동모금기관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기업들의 기부 방법이 바뀐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천 지역에서 부모의 이혼이나 학대, 방임 등으로 보육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는 680여 명에 달한다.

이들 중 절반 가량의 아이들이 명절에도 가족의 품에 돌아가지 못하고 시설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이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도 매년 감소 추세에 있다.

불황과 극심한 이기주의, 사회 시설에 대한 무관심 등이 겹친 탓이다.

인천에서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관계자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아이 대부분이 가정환경이 어려워 명절도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 한다"며 "가족의 사랑이 필요한 아이들인 만큼 멘토가 돼 주는 등 정서적인 지지를 보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천지역 아동(청소년)복지시설은 모두 11곳으로 미취학아동부터 고등학생에 이르는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며 "사회의 따듯한 손길이 절실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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