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인천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벌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국전력공사 인천본부에 따르면 이날 늦더위로 인해 인천지역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한전이 전력공급 예비율을 5%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오후 3시10분부터 지역별로 돌아가며 전기 공급을 중단시켰다.

구체적인 정전 발생 지역과 규모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인천에서는 강화군, 계양구, 남동구, 부평구, 서구, 연수구 등 시내 대부분 지역에서 국지적인 정전 현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 공급을 중단시킨 배전선로 수가 점차 줄면서 정전 발생지역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며 "오후 8시 전후로 전기 공급이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하면서 건물 승강기 내부에 시민이 갇히고 시내 수십곳의 신호등이 먹통이 되는 등 사고가 속출했다.

인천시 소방안전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승강기 구조 요청은 오후 5시 현재 37건이 접수됐고 신호등 정전 신고는 많을 때는 최고 90건에 달했다가 점차 줄어들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경찰은 이들 지역에 교통경찰을 긴급 배치해 차량을 소통시키고 있다.

예고 없이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인천 서부산업단지와 남동공단 등 시내 주요 공단에서 공장 조업이 중단됐고 대학이 대입 수시 원서 접수 마감을 하루 연장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정전으로 생산 라인이 30여분간 멈춰섰다는 서부산업단지의 한 철재파이프 생산업체 관계자는 "예고도 없이 전기가 끊겨 놀랐다"며 "아직 정확히 파악은 안됐지만 피해 규모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비슷한 상황을 겪은 남동공단의 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전기가 갑자기 나가 한전에 연락을 했는데 연결이 안돼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6시 내년도 수시 1차 모집 원서를 마감할 예정이었던 인천대와 가천의과학대는 마감일을 16일로 하루 늦추기로 했다.

인천대 관계자는 "대학은 정전이 되지 않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하면서 인터넷 접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전화가 폭주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마감일을 연장했다"고 설명했다.

인천지역 일부 금융기관 지점들도 정전으로 입출금 업무 등이 제대로 처리됐는지 확인하느라 혼란을 겪었고, 관광객이 많이 찾는 강화도와 영종도 일대 횟집에서도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서 상인들이 불편을 겪었다.

인천항에서는 다행히 정상적으로 전력이 공급돼 항만 운영에 큰 문제가 없었다.

이날 정전과 관련해 트위터 등에는 정전 관련 불편을 호소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 'luik******'를 쓰는 한 시민은 자신의 트위터에 "한전 고객센터에 전화로 정전 관련 문의를 하려고 해도 계속 통화 중이고 홈페이지는 접속도 안돼 답답하다"는 글을 남겼다.

트위터 사용자 'tell***'도 "갑자기 정전이 돼서 우리집만 그런가 했더니 아파트 전체가 그렇다"며 "밤이 아니었으니 다행이지 한밤 중이었으면 장난 아니었을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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