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은 17일 "한나라당은 남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사람은 별로 없는, 사랑이 부족한 당"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인천시 중구 파라다이스호텔에서 한나라당 인천시당 주최로 열린 '한국이 나아갈 길'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한 것과 관련해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창피하다는 사람도 없어 한심한 당으로 보인다"며 "다시 말해 문제의식이 없는 '웰빙당'인데 이제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골의사' 박경철씨와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청춘콘서트란 형식으로 지방을 돌며 한 말은 '여러분 어렵죠. 서울에 스카이(SKY) 대학 사람들도 어렵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얼마나 어렵겠습니까'라는 내용이었다"며 "배고픔도 해결하지 못하고 희망을 못 보여줬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위로는 해줬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빈부간 양극화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한나라당이 먼저 이들의 등을 두들겨주고 희망을 주려 노력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고치지 않으면 내년 선거는 해볼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양극화 현상에 대해 그는 "우리나라는 1997~1998년 IMF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잘 극복했지만 이를 위해 경쟁만을 강조하다 보니 양극화가 심화됐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대기업은 돈은 있는데 투자 대상은 없고, 중소기업은 돈이 없으니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돈이 흘러가게 해야 한다"며 "수출의존적인 우리나라에서 많은 대기업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격 후려치기를 하는데 이렇게 이익을 남겼으면 일부라도 중소기업을 위해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고자 하는 것은 선하기 때문이 아니라 돈을 벌 수 있게 해준 사회 제도가 안정돼야 계속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라며 "국내 대기업도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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