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사랑
김왕노

 무지렁이도 사랑이 있고
은하수도 사랑이 있고
먼지에게도 사랑이 있어
사랑 때문에 빛이 나는 거라
하물며 저 넓고 깊은 물도
사랑이 있어 사랑을 찾아
구름으로 피어나 흘러가고
자욱한 안개로 천천히 흐르고
희끗희끗 늦은 눈발로
철암쯤에 하염없이 휘날리고
물이 물의 사랑을 찾아
아래로 , 아래로 흐르다가
양수리쯤서 몸 섞는 거라
그래서 차가운 불이 있듯이
뜨거운 물도 있는 거라
때로는 흘러오는 물의 사랑
홀로 기다린다고 해빙기의
아침에 얼음장 깨질 때까지
꽁꽁 언 얼음으로 기다려
물만큼 지독한 사랑이
어느 세상도 없는 거라

선생님께서는 매일신문에 신춘문예 시 등단을 시작으로 평론도 등단하셨고 한국 해양문학상, 박인환 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등등 수많은 문학상을 받으셨다. 상을 받았다는 것은 좋은 시를 썼다는 공식적 인정이기에 선생님은 명실공히 현재 한국 최고의 시인이라 볼 수 있다.

선생님의 시는 시적 아름다움은 물론 의미심장한 깊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인지 독자도 많은 것 같다. 내 친구는 시를 쓴 적이 없는데 시인인 나에게 가끔 선생님의 시를 보내온다. 그럴 때마다 선생님이 부러울 때가 많다. 선생님께 자극받은 나는 가끔 도서관에서 목 디스크를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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