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시립박물관은 8일부터 11월 12일까지 인천시청역 열린박물관에서 '동상이몽'(同床異夢)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개최한 시립박물관 기획특별전 <큐레이터의 선택 - 청동향로전>에서 파생된 전시회로 ‘청동향로’라는 하나의 유물을 세 명의 사진작가가 각자의 시선으로 해석한 사진전이다.

위로부터 포스터, 이호진 흔적 따라잡기trace traces,조오다 향로여정 香爐旅程 최열 향로의 각선미 脚-禪味.
위로부터 포스터, 이호진 흔적 따라잡기trace traces,조오다 향로여정 香爐旅程 최열 향로의 각선미 脚-禪味.

<큐레이터의 선택 - 청동향로전> 기획특별전이 큐레이터의 해석에 따라 유물의 의미와 가치는 고정적이지 않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면 <동상이몽> 열린박물관 전시는 관점의 차이에 따라 동일한 유물이라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앞서 시립박물관 갤러리 한나루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던 이번 전시는 인천시청역 열린박물관으로 장소를 옮겨 개관한다. 열린박물관은 지하철 승객뿐만 아니라 인천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최열 작가는 작품 ‘향로의 각-선미_脚-禪味’를 통해 청동향로의 형태미에 주목했다. 특히 향이 담긴 동체가 아니라 향로를 땅으로부터 지탱해주는 다리가 근본이자 중심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다양한 형태의 다리를 촬영하고 부분에서 전체로, 전체에서 부분으로 이어지는 확장성에 대한 시각을 제안한다.

이호진 작가는 작품 ‘흔적 따라잡기_trace traces’에서 청동향로에 남겨진 흔적을 어두운 배경과 색색의 조명을 사용해 향로를 해체하듯이 부분별로 세분화하여 촬영했다. 그의 작품은 청동향로의 흔적들을 따라가면서 상상하게 되는 각기 다른 시간과 사건의 층들을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조오다 작가는 작품 ‘향로여정_香爐旅程’을 통해 청동향로가 박물관까지 오게 된 과정을 추적하며 그 서사적 여정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향로의 본질은 바뀌지 않음에도 시대적 상황과 인간의 욕심에 의해 그 위치와 역할이 계속해서 변화하는 모습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재현하고 있다.

미술비평가 존 버거(John berger)는“작품을 감상하는 것에는 다층적 성향이 있다. 무수히 많은 의미의 층들이 끝없이 겹치고 뒤섞여, 보는 각도에 따라 보는 이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작품을 해석하고 소통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으며 각자의 경험과 관점에 따라 다르게 표현될 수 있는 것이다.

손장원 시 시립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서로 다른 경험과 생각을 가진 작가들이 각자의 특성과 관점에 따라 유물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감상해 보고, 작품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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