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꽃잎

명서영

 아슬아슬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도움닫기를 하는 빨래

살바람을 등에 지고 밭일하시던 어머니

너덜너덜 흙 묻은 어머니 해진 버선

꽃바람을 타고 떠내려온

뽀얗고 누런 어머니 냄새

내 앞으로 어머니가 밀친

내가 타고 세상 풍랑을 건널

날개를 활짝 편 돛단배 하나

한그루 목련나무는 꽃을 피우지만 그 꽃은 빨래가 되고, 어머니 흙 묻은 해진 버선이 되고, 뽀얗고 누런 어머니의 냄새가 된다. 내가 타고 건널 풍랑을 이미 알고 있었던 엄마는 내게 타고 갈 돛단배 하나를 꽃잎으로 밀친다. 험한 세상을 건널 때 활짝 날개를 펼칠 돛단배이니 목련나무가 매단 것은 희망의 무수한 손짓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황을 상상의 얼레로 천을 짜듯 감동의 실바람을 만들어 내기까지 시인은 목련꽃 그늘 아래를 무수히 서성거렸을 것이고 목련나무 살결을 애틋하게 만져도 보았을 것이다. 왜 자신에 몸에서 엄마의 냄새가 나는지를 아는 순간에 엄마가 곁을 떠나고 없었다면, 이때 울컥! 억누를 수 없을 만치 슬픔도 치밀어 올랐을 것이다.
 *글 : 박윤배(시인) 출처: 대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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