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찜질방을 이용하던 손님이 찜질방 내에서 사망한 경우 운영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甲은 평소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과 소주, 맥주 등을 마신 후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밤늦게 乙이 운영하는 찜질방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찜질방을 이용하게 된 친구들과 찜질방 내 구내식당에서 추가로 소주를 마신 다음 찜질실에서 잠을 자다가 다음날 아침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피해자 甲의 유가족은 찜질방 운영자인 乙을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원심 판결에 따르면, ‘목욕장 사업자에게는 음주 등으로 목욕장의 정상적 이용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의 입장을 제한하는 한편, 목욕장 안을 수시로 점검하여 목욕장 안에서의 안전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라고 하면서 영업자 측의 과실과 이 사건 사고의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영업자에게 일부 과실 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입장을 달리하여 ‘일반적으로 술에 취한사람에게 영리의 목적으로 술을 판매하는 영업자는 추가적인 음주로 말미암아 그가 안전사고를 당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안전배려의무는 인정될 수 있을 것이나, 이와 같은 의무를 논하기 이전에 전제로 되어야 할 것은 당시 망인의 상태가 안전배려의무가 요구되는 정도에 이르렀다는 증명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는 내용을 밝히면서 이 사건에 있어서 전제로 증명되어야 할 사실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환송하였습니다.

한편 관련 법규를 살펴보면 공중위생영업자는 ‘목욕장을 운영하는 영업자는 그 이용자에게 건강상 위해요인이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영업 관련 시설 및 설비를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고(공중위생법 제4조 제1항, 제7항),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동법 제20조 제2항).

보통 찜질방의 영업장은 목욕장, 발한실, 찜질실, 영화실 등의 다양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영업자는 목욕실 등의 청결은 물론이고 발한실에 관한 안전관리나, 조명 및 환기시설, 그 밖의 준수사항(음주 등으로 욕장의 정상적인 이용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자의 출입제한, 발한실 입구에 입욕 주의문 게시 등)을 준수하도록 하면서 영업자의 준수사항을 구체화 시키고 있습니다(동법 시행규칙 제7조 별표4 제2호).

위 법리에 대한 해석과 대법원의 입장을 살펴보면 ‘영업자나 그 종업원 등이 준수사항을 위반하여 이용자에게 건강상 위해가 발생한 경우’ 영업자는 과실책임 면할 수 없겠지만, 공중시설을 이용하는 이용객의 입장에서 위 사례와 같이 공중위생법상의 시설물을 이용하던 중 술을 마셔 사고를 입은 경우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영업자가 준수사항 등을 성실히 준수하고, 찜질방의 시설 자체에 안전상 하자가 없거나, 이용객이 찜질방 내에서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임에도 장시간 이를 방치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영업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입니다.

참고로 ‘공중목욕탕의 온탕 바닥을 미끄러운 재질로 설치하고도 온탕 주위에 ‘미끄럼 주의’라고 표시된 안내판을 설치한 것 등만으로는 사고방지 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목욕탕업자에게 고객의 낙상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례(서울중앙지법 2009. 11. 17. 선고 2009나22265 판결)도 있습니다.

위와 같이 공중시설물을 이용할 때는 여러 가지 위험이 있을 수 있는바, 이용객께서는 이용 전에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하거나, 시설물에 대한 안전여부를 확인하는 등 스스로 각별한 주의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인천 토박이인 이창근 변호사는 현재 남구 학익동 인천지검 앞에서 문학종합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문의:(032)87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