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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령 전설전생의 연인 금봉“금봉? 한별? 둘 다 참으로 예쁜 이름입니다. 산촌에 사는 처녀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이 마을은 산세가 험하니 큰 새들도 많을 테니 비단 금(錦) 자에, 크고 아름다운 새일 테니 봉황새 봉(鳳) 아니면 봉우리 봉(峯) 자를 쓰시겠군요? 이름만큼이나 고우십니다. 첫눈에 저는 하강한 선녀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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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효
2021.11.2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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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령 전설인연“저어, 저녁은 어떻게 하셨는지요?”처녀가 수줍게 말하였다.“낭자, 아직 입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이렇게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먹다 남은 주먹밥이 있으니 물이나 한 그릇 부탁드려요.”처녀는 살며시 사내를 한번 보고 밖으로 나갔다.“천만다행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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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효
2021.11.1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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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령 전설 꿈속의 소녀사내는 두려운 생각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다시 걷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마음먹은 것보다 거리는 꽤 멀었다. 사내는 달과 서쪽 산봉우리를 기준으로 삼아 계속 걸었다. 걷다가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구를 뻔도 하였으나 다행히 나무뿌리를 잡고 사고를 면하였다.어느 정도 가다 보니 비석도 없는 무덤 서너 기가 눈에 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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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효
2021.11.0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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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보면 흐르고김영랑물보면 흐르고별보면 또렷한마음이 어이면늙으뇨.흰날에 한숨만끝없이 떠돌던시절이 가엽고멀어라.안 쓰런 눈물에 안겨흩은 잎 쌓인 곳에빗방울 듣듯느낌은 후줄근이흘러 흘러가건만그 밤을 홀히 앉으면무심코 야윈 볼도만져 보느니시들고 못 피인 꽃어서 떨어지거라.이 시는 이 계절에 딱 맞는 것 같다. 이파리가 시들고 낙엽이 지기 시작하고 오늘따라 아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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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서영
2021.11.0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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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령 전설 도깨비 불산속은 금방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변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지만, 오직 불빛이 비치는 곳을 향하는 사내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아무리 빨리 가도 불빛은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다. 모퉁이를 돌면 불빛이 사라져 사내의 가슴을 태웠다.“분명히 불빛이 보였었는데 어디로 사라진 거지? 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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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효
2021.10.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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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등령 전설 박달 한양에 가다스물 초반의 훤칠하고 단단해 보이는 체구의 한 사내가 이마에 난 땀을 훔치며 숨을 헐떡였다. 도포 자락은 땀과 먼지, 흙탕물로 얼룩이 져서 집을 떠난 지 꽤 오래된 듯했다. 어깨에 멘 큼지막한 괴나리봇짐이 사내를 더욱 힘들게 하였다.산속으로 들어갈수록 길은 가파르며 험준했다. 늦은 오후 봉양의 한 주막에 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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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효
2021.10.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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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꽃망울명서영가든히찬바람을 밀고햇살을 거든히 쥐고도리도리 죄암죄암살그래 돋아난지아의 아랫니 윗니*2021년 남동문학 시화전이 시를 발표하려고 원고를 보냈더니 한 시인께서 전화가 왔다. 국어 문법이 많이 틀린 것 같다고 고쳐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전혀 고칠 곳이 없으니 그대로 올려달라고 주문하였다. 우리 한국어가 이렇게 예쁜 단어들이 많은데 사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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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서영
2021.10.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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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태왕에 추대되다 이때는 6개 성의 성주뿐만 아니라 해사갈의 공작으로 창조리의 좌우 보좌역을 맡은 북부대인 조불(祖弗), 동부대인 소우(蕭友), 남부 대인 오맥남(烏陌南), 을불의 외조부인 을보(乙寶)까지 참석하였으며, 박작성주의 공작으로 박작상단 단주인 어림뿐만 아니라 오골상단의 단주인 제갈소(諸葛召)까지 참가하였다. 참석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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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효
2021.10.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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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부 – 위기일발에서 벗어나다 박작성주 사중해의 의견이 기발하여 여러 성주가 무척 관심을 나타냈다. 가만히 듣고만 있던 을불이 큰기침을 한 번 하고 입을 열었다.“옥저, 동예, 양맥, 숙신은 믿을 바가 못 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면 부모·형제도 팔아먹을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최체부나 점제부는 지금 무주공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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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효
2021.10.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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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부 – 거듭되는 삽시루의 실정창조리의 목소리에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삽시루 왕에 대한 실망감과 새로운 왕재(王才)를 바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나라가 망조에 드는 길은 왕이 정사를 뒤로하고 계집과 술에 빠져 살고, 신하를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쓰지 않음에 있습니다.또한, 계집들의 치맛자락에 따라 인사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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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효
2021.10.02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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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선인장명서영(이파리 하나 떨어진다)목마른 비를 기다리는 여자의 집은 사막이다그녀는 천년을 갈증으로 건넌다 사랑에 가시가 돋고삶이 알레르기를 일으킨다(여자가 기다린 것은 오아시스다)오랜만에 남자가 노름빚을 들고황사처럼 들어서면촉촉이 젖고 싶은 여자미움이 마렵다(텅 빈 거실 사막에 볕이 뜨겁다)이파리를 떨치며노란 눈물을 피우는 여자‘뛰어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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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서영
2021.10.0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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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부 – 창조리의 결단내가 만약에 고구려를 책임지는 위치에 선다면 하늘을 이불 삼고 대륙을 침상으로 삼아 동서로 십만 리 남북으로 오만 리의 잃어버린 단군조선의 고토를 반드시 회복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군왕이 될 것을 이 자리에서 확약합니다.지금 고구려는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천년 제국을 꿈꾼다면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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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효
2021.09.2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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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부 – 반정을 준비하다“도대체, 그놈이 하늘로 올라간 것이야, 아니면 땅속으로 기어들어 간 것이야. 벌써 칠 년이 다 되도록 그놈 흔적도 못 찾고 있다니 이게 말이 되느냐고. 아니면 그대들이 그놈을 감싸고도는 거 아닌가. 과인이 언제까지 그자가 잡히기를 기다려야 하는가?”삽시루 왕은 중신 회의가 있을 때마다 신하들을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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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효
2021.09.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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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돌목문숙 둘이 합쳐지는 곳엔 언제나 거친 물살과 울음이 있다서해와 남해가 만나 수위를 맞추느라 위층이 시끄럽다늦은 밤 쿵쿵 발자국 소리와 새댁의 흐느낌이 들려온다한쪽이 한쪽을 보듬는 일이 아프다고 난리다마음 섞는 일이 전쟁이다우루루 우루루 가슴 밑바닥으로 바위 구르는 소리를 토해낸다돌덩이들이 가슴에 박혀 암초가 되어가는 시간이다수면을 편편하게 하는 일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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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서영
2021.09.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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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부 – 을불, 동명당의 주인이 되다고구려의 영웅 안국공 달가와 돌고 왕자가 삽시루 왕으로부터 모함을 받아 모살 되거나, 사약을 받고 나서 일단의 성주들이 자신들을 지켜줄 자구책으로 비밀결사가 필요했다. 그들은 오골성주를 중심으로 은밀히 움직이고 있었다.젊고 패기만만한 성주들이 그동안 받들어 모셨던 정신적 지주였던 두 사람이 동시에 사라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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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효
2021.09.11 11:28